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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 즐긴 ‘민속주 1호’(중앙일보 0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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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원조를 찾아서] 부산 동래산성 막걸리
 
 금정산성 토산주 유청길 대표가 막걸리 원료인 누룩을 보여주고 있다.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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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금정구 금성동 동래산성. 왜구가 침략해 올 것에 대비, 동래읍성 백성이 피란하기 위해 조선시대 숙종 32년(1706년)에 쌓은 성이다. 해발 450m에 자리 잡은 동래산성 마을에는 현재 600여 가구 13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대부분의 주민은 관광객들에게 염소 고기, 백숙을 파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이 마을 한복판에는 술 익는 향기가 그윽한 양조장이 있다. ‘동래산성 막걸리’를 만드는 유한회사 금정산성 토산주다. 동래산성 막걸리는 전국 200여 곳에서 생산되는 민속·토속주 가운데 1979년 ‘민속주 1호’로 등록했다.

이렇게 되기까지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 있다. 79년 초 연두 순시차 부산시청을 찾은 박 대통령은 군수사령관(군수사령부는 현 부산시청 자리) 시절 즐겨 마시던 산성 막걸리에 대해 물었다. 그는 군용 지프를 타고 동래산성에 올라 동문 입구 초가집에서 막걸리를 자주 마셨다고 한다. 박영수 당시 시장은 “주류 허가를 받지 못해 주민들이 밀주로 판매하다 보니 숨바꼭질 단속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했다. 단속반이 오면 주민들은 술독과 누룩을 숨기기 바빴다. 누룩을 압수당하지 않으려고 누룩에 분뇨를 퍼붓는 할머니들도 있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막걸리를 합법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당시 법으로는 양조장 지역 제한 규정이 있어 한 면에 새 양조장 허가를 내줄 수 없었다. 고민하던 정부는 대통령령(제9444호)으로 허가를 내준다. 허가 당시 산성마을 주민 140여 명이 계좌당 5만원씩 288계좌를 출자해 1440만원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한 계좌 가격이 100만원을 넘는다.

동래산성 막걸리는 조선시대 특별한 소득이 없던 산성마을 주민들이 생계 수단으로 누룩을 빚기 시작한 데서 비롯됐다. 산성을 쌓을 때 군졸들에게 주기 위해 이 누룩을 이용해 만든 쌀 술이 산성 막걸리의 시작이다.

산성 막걸리는 전통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금정산에서 나오는 맑은 물에 통밀을 굵게 갈아 피자 모양의 누룩을 만든다. 실내온도 48∼50도의 누룩방에서 보름간 띄운다. 누룩을 부수어 꼬두밥과 섞은 뒤 맑은 물을 넣어 하루쯤 발효탱크에서 숙성시킨다. 이때 나오는 16도의 술에 물을 타서 8도로 낮춘다.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생막걸리로 유통 기간은 냉장 보관을 할 때 열흘 정도다.

금정산성 토산주 유청길(51) 대표는 “산성 막걸리의 맛을 본 일본 애주가들이 수백 년을 이어 온 마을 누룩방의 종묘를 구하려고 찾아온다. 누룩방을 가진 곳은 전국에서 산성마을뿐”이라고 자랑했다.

 중앙일보 부산=김상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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