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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칵테일, 떠먹는 막걸리... 한 잔 더?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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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저녁 서울 종로 새문안길 서울역사박물관내 콩두레스토랑에서 열린 막걸리 전시회 및 시음회 '막걸리 트랜스포머전'에서 참가자들이 '산성막걸리'(8도, 부산)의 맛을 보고 있다. 
ⓒ 권우성
출처 : 막걸리 칵테일, 떠먹는 막걸리... 한 잔 더? - 오마이뉴스





"와우! 진짜 맛있네. 이 막걸리 어디서 살 수 있죠? 서울에서 팔아요?"

"부산으로 와야죠. 대량생산이 아니라, 수도권에는 매일 30박스만 팔아요."

"명함 주세요. 찾아갈게요."

 

불콰한 얼굴의 미국인 론 가우드(49)씨는 서울에서 쉽게 맛볼 수 없는 부산 '산성막걸리(8도)'가 담긴 잔을 연신 비웠다. 유청길 금정산성 토산주 대표는 흐뭇한 표정으로 가우드씨에게 다시 잔을 건넸다. 가우드씨는 "꼭 부산에 내려가겠다"며 다시 잔을 말끔히 비웠다.

 

27년 전 한국에서 고려대 친구를 사귀면서 막걸리는 배웠다는 그는 한 달에 한두 번은 꼭 서울 인근의 명성이 자자한 막걸리는 찾아다니는 막걸리 애호가다. 가우드씨는 "산성 막걸리는 구수한 게 참 맛있다"며 "외국 사람들한테 소개하면 다 좋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에서 올라온 11개의 명막걸리 시음회가 열린 3일 저녁 서울역사박물관 내 콩두레스토랑에는 가우드씨와 같은 외국인뿐만 아니라, 남녀노소를 막론한 막걸리 애호가 수백여 명이 몰렸다. '막걸리 트랜스포머전'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떡으로 만든 막걸리부터 막걸리 칵테일까지 막걸리가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자리였다.

 

막걸리, 너 어디까지 진화했니?... 떠먹는 것부터 청량한 것까지

 

 
 
▲ '배다리 쌀 막걸리'(7도, 경기도 고양)를 주전자에 담아 참가자들에게 선 보이고 있다. 
ⓒ 권우성  막걸리
 
 

"떠먹는 요구르트 아시죠? 이건 떠먹는 막걸리입니다."

 

경기도농업기술원 강희윤 박사는 기자에게 '국순당 이화주(13.5도·강원 횡성)'를 권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화주 한 잔을 들이키자 걸쭉한 액체가 부드럽게 목을 적셨다. 요거트 같은 끈적끈적함 뒤에는 단맛·쓴맛·떫은맛이 어우러져 혀끝에서 한동안 맴돌았다. 독특했다. 딱히 'OO맛'이라고 표현하기 힘들었다.

 

강 박사는 "이화주는 고려시대 귀족들이 먹었다는 술을 전통주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시킨 것"이라며 "일반 막걸리와는 달리 백설기로만 발효시켜 만든 것으로, 걸쭉하고 독특한 맛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그는 "고대 문헌에 숟가락으로 떠먹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이화주는 금방 동이 났다. 진화한 막걸리를 맛보러 많은 이들이 몰렸던 탓이다. 하지만 옆에서 산성막걸리 홍보를 담당하는 김현수씨가 "산성막걸리가 최고"라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는 "인위적으로 맛을 조정하지 않는 산성막걸리는 맛이 서로 다르다"며 "구수한 맛·쓴맛·단맛·신맛 등을 모두 느껴보라"고 말했다. 괜히 민속주 1호가 아니라는 것이다.

 

부드럽게 넘어가는 산성막걸리 앞에서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기자는 "한 잔 더"를 외치기 직전, "우와, 산성 막걸리다"라며 몰려드는 이들에 의해 옆으로 밀려났다. 어느 틈에 기자 앞에 '배혜정 누룩도가 부자 생술 막걸리(6도·경기 화성)'가 눈앞에 들어왔다. 한 잔 들이키니 술도 청량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배혜정 대표는 "텁텁함이 없고, 탄산의 함유로 맛이 상쾌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홍보대로 '모던한 막걸리'였다.

 

막걸리 진화의 방향은 때론 융합을 향하기도 한다. '화요 낙낙생 막걸리(15도·경기 이천)'는 눈 감고 먹는다면, 선뜻 막걸리인지 소주인지 구분할 수 없다. 물을 섞지 않은 막걸리 원액으로 만든 이 막걸리에서는 막걸리의 텁텁함과 소주의 깔끔함을 함께 느낄 수 있다. 괜히 '소막(소주+막걸리) 폭탄주'로 다음날 끙끙 앓을 이유가 이젠 없어진 게다. 또한 막걸리에 칵테일을 섞어 마시고 싶다면, 막걸리 칵테일을 권한다. 알코올 도수는 다소 높지만, 상큼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막걸리 잔치에 신난 애호가들... "꽃보다 막걸리"

 

 
 
▲ 배혜정누룩도가 '부자 생술 막걸리'(6도, 경기도 화성)의 맛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막걸리
 
 


기자의 혀가 알코올에 서서히 중독되면서 막걸리의 맛을 구분하기 어려워질 즈음, 레스토랑 여기저기서 막걸리 예찬론이 터져 나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막걸리 냄새를 진하게 풍기는 어설픈 한국어도 들렸다. 캐나다에서 왔다는 마이클 스파보르(35)씨다.

 

"맛이 죽여요. (한국말 잘 못해서) 그 맛을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독한 소주보다 부드럽게 넘어가는 막걸리가 좋아요. 외국에는 이런 술이 없어서 신기해요. 평소에도 막걸리 안주 없이 홀짝홀짝 마셔요."

 

쌀·밀·옥수수·조·보리 등 오곡으로 빚은 '소백산 대강 오곡 막걸리(6도·충북 단양)' 코너 앞에 선 회사원 김성민(49)씨는 한동안 잔을 든 채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거 참 맛있네"라는 말을 내뱉었다. 기자가 맛을 평가해 달라고 하자 그는 대뜸 "1+1=3"이라고 답했다.

 

김씨는 "맛의 시너지 효과로 인해 오곡의 맛이 믹스돼 나타난다"며 "달달하고 달짝지근하면서도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오곡 막걸리가 나에겐 잘 맞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젠 점심 식사하면서도 일식집에 가서도 막걸리를 먹을 수 있다"며 "가격만 비싼 양주·와인보다 막걸리가 더 맛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음회에는 20~30대 여성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그들 역시 막걸리 예찬론을 폈다. 김윤희(38)씨는 "원래 막걸리는 소주·맥주와는 달리 편하게 시켜서 먹기는 힘들었다"면서 "맛이 깔끔하고 여자가 마시기에 부담이 없는 막걸리로 진화해 막걸리를 더 자주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콰한 애주가와 뿌듯한 양조장 사람들... "진화는 계속된다"

 

 
 
▲ 참가자들이 신평양조장 '하연연꽃 생쌀막걸리'(0도, 충남 당진)의 맛을 보고 있다. 
ⓒ 권우성  막걸리
 
 


이날 '트랜스포머' 막걸리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당초 밤 10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던 시음회는 밤 9시도 안 돼 준비한 술이 모두 떨어져 시음회를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양조장 사람들의 얼굴엔 뿌듯함이 가득했다.

 

'하얀연꽃 생쌀먹걸리(6도)'를 만드는 충남 당진의 신평양조장 김용세(67) 대표의 아들 김동교(36)씨는 "대기업에 다니다가 아버지에 이어 대를 잇기로 했다"며 "건강한 우리 고유 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예전에 막걸리는 민속주점에서만 먹을 수 있는 마니아들의 술이었다"며 "아버님이 젊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술을 만들기 위해 연꽃을 넣은 막걸리를 개발했듯이 저도 깔끔하고 시원한 막걸리를 만들고 진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출처 : 막걸리 칵테일, 떠먹는 막걸리... 한 잔 더?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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